명장들의 용병술…'교체 카드'로 팀 살렸다

입력 2022-11-28 18:22   수정 2022-12-12 00:31

축구감독의 실력을 가르는 핵심 중 하나가 용병술이다. 선수 교체는 가라앉은 분위기를 살리기도 하지만 상승세를 한순간에 꺾기도 한다.

지난 27일 열린 조별리그 E조 독일과 스페인전은 ‘명장’들의 용병술이 만든 명승부였다. 후반 9분까지 이어지던 0 대 0 대치 상황, 스페인의 루이스 엔리케(사진 왼쪽) 감독은 페란 토레스를 빼고 알바로 모라타를 투입했다. 엔리케 감독의 승부수는 성공이었다. 투입 8분 만에 모라타는 선제골을 뽑아내며 승부의 추를 스페인으로 옮겼다.

비슷한 장면은 24일 코스타리카전에서도 나왔다. 후반 12분 토레스와 교체 투입된 모라타가 추가 시간에 골을 넣은 것. 이날은 모라타의 월드컵 데뷔 무대였다. 교체 선수가 두 경기 연속 골을 넣은 선수는 모라타를 포함해 월드컵 92년 역사상 딱 여섯 명뿐이다.

독일의 한지 플릭 감독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후반 24분 세 선수를 한꺼번에 바꾸는 초강수를 뒀다. 경기가 안 풀리자 과감한 변화를 선택한 것이다. 일본전에 이어 또다시 패배하면 16강 진출이 무산되는 점을 감안한 조치였다. 이렇게 일카이 귄도안, 틸로 케러, 토마스 뮐러를 빼고 리로이 자네, 루카스 클로스터만, 니클라스 퓔크루크를 들여보냈다.

그의 결정이 옳았다는 건 14분 뒤 확인됐다. 자네의 패스에서 시작한 공격 기회를 퓔크루크가 오른발 슈팅으로 마무리했다. 독일의 이번 대회 1호 필드골은 이렇게 나왔다. 퓔크루크는 티모 베르너가 발목 인대 파열 부상으로 제외되며 최종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성인 대표팀 발탁도, 월드컵 본선도 모두 처음인 선수다.

FIFA랭킹 2위 벨기에를 2 대 0으로 격파한 모로코(랭킹 22위)의 핵심 멤버도 교체 선수들이었다. 모로코의 왈리드 레그라 감독은 후반 22분 야히아 아티야트 알라와 압델하미드 사비리를 투입했다. 그로부터 5분 뒤 자카리아 아부크랄과 압데라작 함달라도 교체 기용했다. 두 번째 교체 1분 만에 사비리가 프리킥으로 벨기에의 골문을 열었다. 이후 다른 교체 멤버 아부크랄이 쐐기골을 넣었다. 현재 승점 4점인 모로코가 캐나다를 이기면 1986년 멕시코 대회 이후 36년 만에 16강 무대에 진출한다.

반면 독일전에서 ‘조커’를 기용해 대반전을 만든 일본의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의 2차전(코스타리카) 용병술은 삐끗했다. 전반에 주전급 5명 대신 새 얼굴을 투입한 게 0 대 1 패배의 원인이 됐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최지희 기자 mymasak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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